시작하며
맹자(孟子)는 불인(不仁)한 자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인(仁)을 차용하면 불인(不仁)하다 하였다. 나는 그 불인(不仁)을 저지르고자 한다. 독서(특히 동양 고전)가 어질지 못한 내게 조금이나마 평정심을 갖도록 해준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맹자와 다산과 후광은 “인간은 누구나 선하게 태어났으되 수양(修養)으로 유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한다. 독서가 수양의 전부라면 이미 성인이 되었겠는데, 현실은 물론 꿈속에서도 나는 소인배(小人輩)를 벗어나지 못한다. 누군가는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누군가는 태백산맥(太白山脈)을 베낀다. 이런 행위와 관련된 소망의 순간은 누구나 선할 거라고 믿고 싶다. 나의 사소한 베끼기 또한 그러기를 간절히 바란다.
산길을 가다 마주친 돌무더기 위에 자신이 고른 돌 하나를 얹어 놓으며 내뱉는 어질지 못한 자의 넋두리를 맹자는 차마 불인하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맹자의 말이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른 면이 있다고 해서 인자(仁者)가 그것을 모순이라고는 말하지 않은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