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경 추모비
제주시 천왕사 근처에 위치한 충혼묘지는 사병묘역, 장교묘역, 경찰묘역, 순국선열 및 공무원 기타 묘역 등으로 나눠져 있다. 그런데 유독 "육군 대령 박진경"의 추모비만 묘지 입구에 따로 세워 놓았다. 박진경은 딘 소장이 김익렬 9연대장의 후임으로 교체한 사람이다. 첨부한 <4.3은 말한다>에 그 내막이 자세히 나와 있다. 그를 암살한 사람 중에 문상길 중위의 최후 진술이 인상적이다(2권 297-298쪽). 그의 "저 세상" 재심은 기독교인의 내세 심판일까, 역사적 심판일까? 홀로 서있는 박진경씨, 너무 슬퍼 마시라. 당신은 죽어서 육군 준장이 되었지만 아들 박익주 씨는 살아서 육군 준장이 되었고 경남 남해의 민정당 국회의원까지 하지 않았는가! 역사 앞에서 아비를 위해 망나니 춤을 출 자식놈 하나 없었던 인간 말종의 극한 탁성록에 비하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민족의 생사여탈권을 거머쥔 딘 소장의 총애를 받았고 지금은 충혼묘지의 대표자인 양 우뚝 섰으니 어찌 당신과 당신 가문의 영광이지 않겠는가!
▶ 문상길 중위의 최후 진술:
문상길 중위는 정중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우리가 박진경 연대장님을 사살하였으나 본인 개인에 대해서는 대단히 죄송하게 여긴다”(처음으로 ‘연대장님’이라는 존칭어를 썼다. 그 전에는 줄곧 ‘민족반역자’라 하였다)고 말하고, “이 법정은 미군정의 법정이며 미군정장관 딘 장군의 총애를 받은 박진경 대령의 살해범을 재판하는 인간들로 구성된 법정이다. 우리가 군인으로서 자기 직속상관을 살해하고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죽음을 결심하고 행동한 것이다. 재판장 이하 전 법관도 모두 우리 민족이기에 우리가 민족반역자를 처형한 것에 대하여서는 공감을 가질 줄 안다. 우리 3인에게 총살형의 선고를 내리는데 대하여 민족적인 양심으로 대단히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고민을 할 필요는 없다. 이 법정의 성격상 당연히 총살형이 선고될 것이며 우리는 그 선고에 마음으로 복종하며 법정에 대하여 조금도 원한을 가지지 않는다. 안심하기 바란다. 박진경 연대장은 먼저 저 세상으로 갔고 수일 후에는 우리가 간다. 그리고 재판장 이하 전원과 김 연대장도 장차 노령하여지면 저 세상에 갈 것이다. 그러면 우리와 박진경 연대장과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저 세상 하나님 앞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인간의 법정은 공평하지 못하여도 하나님의 법정은 절대적으로 공평하다. 그러니 재판장은 장차 하나님의 법정에서 다시 재판을 하여주기를 부탁한다”.
※ <4.3은 말한다> 자료 출처: 제주4.3연구소(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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